2015/12/31 도쿄 히라마츠

산 파우에 이어 극적으로 예약에 성공한 히라마츠. 역시 홈페이지 온라인 예약이 안 되기에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마지막으로 호텔에 예약을 문의했는데, 다음 날인 12월 23일에 예약에 성공했다는 답장이 왔다!

연휴 기간에 쉬지 않는다는 조엘 로부숑에도 문의했더니 연휴 내내 만석이라기에, 이번 도쿄 여행은 산 파우와 히라마츠 두 군데로 만족하기로 했다.

느지막히 호텔을 나서 긴자를 구경하다가 시간 맞춰 히라마츠로... 위치는 히로오 역에서 도보 3분 정도다.

기본 세팅.

조금 이른 시간에 왔더니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고풍스러운 실내. 고급스럽긴 하지만 세련된 느낌은 아니다.

20,000엔짜리 테이스팅 메뉴를 선택하고 아페리티프와 레드와인을 한 잔씩 곁들였다. 아페리티프는 술과 베리를 섞은 칵테일이었고, 구제르와 커피 콩이 함께 나왔다.

첫 번째 빵. 빵 인심이 매우 좋았다...

애피타이저로 나온 치즈와 성게 요리.

프리카세와 갑각류 무슬린을 곁들인 브르통 랍스터. 브르통 랍스터(Breton lobster)는 랍스터의 일종으로 파란색인데 익으면 붉어진다고 한다. 

위의 파스타를 걷으니 탱글탱글한 랍스터 살과 버섯이 보인다.

두 번째 빵. 무난했다.

사보이 양배추에 싼 푸아그라와 트러플 쥐. 시그니처 메뉴라는데, 새로운 맛은 아니었다. 그 맛으로 먹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비렸고, 더 맛있는 푸아그라 요리도 몇 번 먹어 봤다.

메인을 앞두고 주문한 레드와인, 루이 자도 픽생(Louis Jadot Fixin) 등장. 피노누아 품종의 부르고뉴 와인이지만, 맛은 이미 기억나지 않는다.

농어와 사바용 소스, 아스파라거스 튀김, 콩. 콩이 차가운 건 의도였을까?

아키타 쇠고기 구이와 각종 야채, 사과. 사과가 맛있었다.

치즈 카트를 끌고 와서 "Would you like some cheese?"라고 묻기에 두 가지를 골랐는데, 나중에 보니 계산서에 치즈 값이 1,800엔 따로 나와서 조금 놀랐다. 배가 불러서 두 가지만 골랐기에 망정이지-_-;; 지난번 키오쿠도 그랬고, 의외로 이런 설명에 소홀한 식당이 있는 듯하다.

아무튼 선택한 치즈 두 가지. 설명은 해 주었지만 제대로 못 알아들었다...

이 시점에서 세 번째 빵-_-; 호두가 들어서 가장 맛있었다.

바닐라 크림, 핫 초콜릿 소스를 곁들인 초콜릿 미러. 사진의 컵 위에 뜨거운 초콜릿 소스를 부어 주었는데, 초콜릿 막이 녹아 내리면서 구멍이 생기는 게 나름 볼거리였다. 안의 초콜릿 크림에 옆의 초콜릿 구슬을 부어 먹으라고 했는데,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맛이었다.

마지막으로 미냐르디즈. 딸기는 맛있었지만 나머지는 그냥 평범했던 듯. 휘낭시에는 만든 지 오래됐는지 전혀 촉촉하지 않아서 실망스러웠다.

커피.

기대가 컸는데 가격 대비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웠던 곳. 이 정도 음식은 한국에서 훨씬 싸게 먹을 수 있다. 재방문할 일은 없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