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02 포시즌스 호텔 서울 첫 번째 다이닝 클럽
포시즌스 호텔 서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첫 번째 다이닝 클럽 소식을 발견하고 바로 신청했다. 포시즌스 호텔 내 식당의 셰프들이 총출동한다기에 궁금해서...
콘셉트가 '한국의 맛을 살린 요리와 칵테일의 조화'여서, 우선 지하의 찰스 H. 바에서 모였다. 지난번 투숙했을 때는 바에 와 보지 못했는데, 인테리어가 매우 고급스럽고 고전적이었다.
다이닝 클럽 인원은 총 16명으로 한정했다고. 웰컴 드링크로 샴페인을 한 잔씩 마시고 헤드 바텐더라는 크리스토퍼 라우더(Christopher Lowder)가 칵테일 페어링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었다.
칵테일의 경우 와인이나 맥주와 달리, 실제로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를 칵테일에 넣을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옥수수 위스키와 호밀 위스키를 예로 들었다.
버번 위스키인 버팔로 트레이스(Buffalo Trace)를 한 잔 맛보라고 주었다. 버번 위스키는 새 통을 불로 그슬려 사용하기 때문에 강하고 스파이시한 특성이 있다고 한다. 열심히 듣긴 했지만 위스키는 와인보다도 더 모르기 때문에 그냥 그런가 보다 할 뿐...
옥수수가 주재료인 버번 위스키와 옥수수 빵을 함께 먹어 보라고 권했는데, 알 듯 모를 듯했다. 요는 칵테일 페어링은 이 경우처럼 음식의 재료를 직접 칵테일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그 외에 온도가 높아질수록 향이 강해지기 때문에 맛도 풍부해진다는 것과, 위스키는 증류주기 때문에 물을 조금이라도 타면 훨씬 맛있어진다는 것 등 잡 지식을 획득.
여기까지 크리스의 설명을 듣고 함께 10층의 클럽 라운지로 이동했다.
클럽 라운지에는 16인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었고, 크리스마스 테마의 센터피스가 장식되어 있었다.
기본 세팅.
식기는 독일 브랜드 WMF 제품.
자리에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앞에는 조리대가 있어서, 코스 요리가 나올 때마다 담당 셰프가 요리를 간단히 설명하고 시연을 해 주었다. 사진 가운데가 두 번째 요리를 담당한 키오쿠 셰프인 사와다 카즈미 셰프. 도쿄에서 미슐랭 스타 식당에 근무했다고.
미리 재료를 준비해 두고...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시연한다.
세 번째 요리를 준비 중인 이탈리아 출신의 보칼리노 셰프 로리스 피스틸로(Loris Pistillo) 셰프와 호텔 총괄 셰프인 독일 출신의 랄프 도메이어(Ralf Dohmeier) 셰프.
조리대 옆에서는 재간둥이 크리스가 각 요리에 맞는 칵테일의 콘셉트를 설명하고 제조를 시연했다. 나중에 이야기해 보니 뉴욕 출신인데 한국 온 지는 네 달 됐다고 한다. 듣기 평가에 등장하는 표준 영어라서인지 말을 알아듣기 쉽고 성격이 아주 발랄하다ㅋㅋㅋ (물론 통역도 있었다.)
네 번째 칵테일인 '화요 찌개'의 재료들.
이제부터는 드디어 대망의 요리 사진!! 코스 전체의 주제는 돼지고기와 절임(김치 포함)이었다. 절임은 한국 음식에서 가져온 주제이고, 돼지고기는 여러 셰프의 출신 국가에서 흔히 사용하는 재료라고.
애피타이저로 나온 세 가지 차가운 요리. 오이 절임을 곁들인 돼지 귀, 순무 절임을 곁들인 제주 흑돼지 갈비 롤, 오이 피클과 콜슬로를 곁들인 돼지 머리고기 테린.
함께 나온 칵테일은 동치미 국물을 살짝 첨가한 '동치미 마티니'였다. 산뜻하고 가벼워서 시작으로 좋았던 듯.
두 번째 요리는 무와 유자 절임을 곁들인 삼겹살 롤. 위에서 사와다 카즈미 셰프가 만들던 요리가 이것.
함께 나온 칵테일은 '광장 쿨러'였다. 크리스가 재료를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지만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 광장시장이라고 한 것밖에 기억이 안 난다...
세 번째 요리 포르케타(porchetta). 돼지 살코기를 말아서 만드는 이탈리아 전통 요리라고 한다. 비계가 없는 살코기인 데다 푹 익혀서 조금 뻑뻑했던 게 아쉽다.
함께 나온 칵테일은 '모데나 콜린스(Modena Collins).' 럼에 모랭 키나(Maurin Quina)라는 술과 흑초, 라임을 넣어 만들었다.
드디어 메인 요리. 총괄 셰프인 랄프 아저씨가 만든 독일식 돼지고기 콩피와 자우어크라우트. 잘게 찢어지는 살코기와 바삭한 껍질이 마음에 들었고 위에 올린 벌꿀도 의외로 매우 잘 어울렸다.
가장 특이했던 칵테일, '화요 찌개.' 한국 사람들이 식사 끝에 찌개를 먹는 데 착안했다고 한다. 토마토 즙과 김칫국, 화요 등이 주재료였다. 김치 맛이 매우 강하고 바디가 정말 찌개 같았다...
마지막으로 디저트. 베이컨과 생 망고를 곁들인 초콜릿 돔 무스. 베이컨과 초콜릿의 조합은 전에도 한 번 먹어 본 적이 있는데, 나름 잘 어울린다.
마지막 칵테일인 동대문 칵테일. 역시 설명을 다 까먹었다.
마지막으로 고생하신 셰프들 단체 사진! 제일 왼쪽은 디저트를 담당한 페이스트리 셰프 라인하르트 라크너(Reinhard Lackner) 셰프다. 제일 오른쪽이 중식당 유 유안의 사이먼 우(Simon Wu) 셰프였다는 기억.
포시즌스 대표 셰프들의 솜씨도 맛보고 칵테일 페어링이라는 새로운 경험도 했으니, 나름 뜻깊은 시간이었다. 테이블이 하나라 함께 참여하신 분들과 자연스럽게 명함을 교환하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내려오면서 로비의 트리를 담아 보았다. 로비도 구석구석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단장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트리가 더 소박해서 마음에 든다.
벌써 두 달 만이니 당연하지만 로비의 꽃도 바뀌었다.
호텔 1층에 있는 니콜라이 버그만의 작품일 텐데,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서 언젠가 한번 구입하고 싶다.
나오는데 선물을 하나씩 들려 주시기에 집에 와서 풀어 보니, 리예트(rillettes)와 양파 피클이다. 리예트는 말하자면 고기 스프레드라는데, 여기저기 발라 먹을 수 있어서 나름 실용적인 듯. 홈메이드라고 강조하던데, 주말에 꼭 맛봐야지.
호텔 측에서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다이닝 클럽을 계속 기획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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