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2 포시즌스 호텔 서울 일식당 키오쿠
드디어 포시즌스 호텔 서울 시리즈 마지막 포스팅... 투숙 후기는 여기 있습니다.
이틀째에는 푹 자고 일어나서 일찌감치 조식을 먹은 다음, 방에서 책 읽으면서 꼼지락거리다가 청계천에 조깅을 하러 나갔다. 평소에 안 하면서 이럴 때는 조깅이 왜 하고 싶은지... 아무튼 모처럼 운동화와 운동복까지 챙겨 갔기에 10시쯤 느지막히 나서서 한 시간 동안 동대문까지 다녀왔다. 역시 살이 쪄서 몸이 무거워진 건지 별로 안 뛰어도 힘들었다ㅠㅠ
다녀오니 11시가 넘어서 네스카페 한 잔 더 내려 마시고 짐 정리해서 딱 12시에 체크아웃. 오픈 기념 프로모션 혜택인 호텔 크레딧이 일부 남았기에, 점심 먹고 내려와서 결제하기로 하고 프런트에 짐 맡긴 후 17층의 일식당 키오쿠로. 프런트에 계시던 객실 팀장님이 17층까지 따라와서 안내해 주셨다.
도쿄의 미슐랭 한 개짜리 가이세키 식당에서 일하던 셰프를 초빙했다고 하는 걸 보니, 나름 호텔의 간판급 식당인 듯하다. 공간은 복층 구조로 되어 있는데, 위층에는 스시 바와 칵테일 바가 있고 아래층은 가이세키 코스 요리를 위한 테이블 자리가 있었다. 혼자라서 왠지 스시 바가 부담스러워서 아래층의 널찍한 테이블로 부탁했다.
천장이 높고 스카이라이트로 자연광이 들어와서 아주 밝고 탁 트인 느낌이다. 저녁 조명은 어떨지도 궁금하다.
여섯 명도 앉을 수 있을 듯한 자리를 독차지... 앉아 있으니 음식 나올 때까지 신문이나 잡지를 보겠냐고 묻길래 신문으로 달라고 했다.
와인도 샤르도네로 한 잔. 이 와인이 글라스 와인으로 2만 5천원.
별 생각 없이 와인 잔을 들었다가 너무 얇고 가벼워서 깜짝 놀랐다. 상표를 보니 츠비젤(Zwiesel) 1872라고. 독일 브랜드니까 츠비젤이 올바른 표기인데, 일명 '즈위젤'로 통하는 것 같다. 텐바이텐에서 판매 중이라 가격을 보니 하나에 11만원인 듯. 내가 사용해 본 브랜드 중에는 최고급인 것 같다.
6만원부터 정식 메뉴가 있고 점심 가이세키는 12만원부터 있었는데 18만원짜리 '키오쿠' 가이세키로 선택했다. 식당 이름이 붙은 게 시그니처인가 싶기도 했고 '언제 또 오겠나' 정신이 발동하기도 하여... 투숙에 식사까지 하니 추석 연휴에 일해서 번 돈 탕진 확정.
킹 크랩 젤리 샐러드. 게살과 마, 해초, 오이, 캐비어가 든 새콤달콤한 샐러드였다.
도미, 광어, 연어, 참치의 모둠 사시미. 플레이팅이 아름답다...
새우 살을 채운 고추와 장어 데리야키, 미소 두부 구이, 은대구 미소 절임 구이와 일본 산딸기. 깔끔하고 흠잡을 데 없는 맛이긴 하다. 하지만 가이세키는 기본적으로 재료의 소박한 맛을 최대한 살리는 걸 중시하는 듯한데, 내 취향은 분자 요리에 가까운 듯. 미묘하게 조작해서 새로운 식감이 나는 게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설명이 필요 없는 덴푸라. 깻잎 튀김 맛이 역대급이었다. 그릇도 너무 예쁘다ㅠㅠ
와인 한 잔을 다 마시자마자 '한 잔 더 하시겠어요?' 하기에 맥주로 주문했다. 맥주는 기린과 아사히가 있는데 생맥주는 없고 병맥주뿐이다. 작은 병이 1만 6,000원. 맥주 잔도 질이 좋길래 브랜드를 확인하니 슈피겔라우. 맥주 잔도 나오는 브랜드였군...
모둠 스시. 가이세키에 원래 스시가 들어가는 건가? 좀 생소하긴 했지만, 그래도 맛보고 싶어서 스시가 포함된 코스로로 골랐다. 오마카세도 아니고 구성도 다르긴 하지만, 스시 맛으로는 스시효가 나은 듯도...
자연 채광이다 보니 햇빛이 사라지니까 사진이 함께 차가워졌다. 장점이라면 장점이고 단점이라면 단점인 듯.
후식인 모찌. 키오쿠 가이세키 코스의 디저트는 요캉이라고 돼 있었는데 다른 코스 디저트를 덤으로 주신 듯. '커피나 차 하시겠어요?' 묻기에 코스에 포함인가 보다 하고 네, 했다가 차지 크리. 세금이 따로 표시돼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커피 값은 13,000원인 듯. 모찌는 안타깝게도 역대급은 아니었다.
요캉. 모양을 보고 알았지만 요캉은 양갱이다. 자색고구마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제대로 된 양갱을 먹어 본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양갱만큼은 역대급! 배 조각의 모서리를 일일이 둥글리고 포도 씨를 미리 뺀 손질에도 감탄했다.
잘 먹고 나오는데, 계산서 금액이 이상하게 많길래 살펴보니 예상 밖으로 커피 값이 붙었고 한 잔 마신 와인이 두 잔 마신 걸로 돼 있었다. 와인 값은 이야기하니 수정해 주긴 했지만, 어딘지 찜찜한 기분... 개업 이틀째니 그러려니 해야 하나.
아무튼 거의 두 시간 가까이 느긋하게 식사하고 내려와서 결제했다. 직원들이 몇 번씩이나 불편한 점은 없었냐고 묻고, 결제 끝나니 차량 필요하냐고 묻기도 했다. 어차피 나가서 택시 잡을 생각이었는데 잘됐다 생각하고 부탁. 처음이라 그런지 몰라도, 확실히 다른 특급 호텔보다 서비스 질이 앞서긴 하는 듯하다.
아래는 로비의 꽃 장식인데 아름답다... 이런 꽃이 집에 있으면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을 듯. 포시즌스 1박 2일 투숙 후기는 이것으로 끝! 오픈 프로모션 끝나기 전에 연말에 한 번 더 갈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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