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24 신라호텔 콘티넨탈
신라호텔 콘티넨탈에서 트러플 특선 메뉴를 운영 중이라고 해서 갔다. '트러플 맛'이라는 음식은 이제 어느 정도 먹어 보고 트러플 맛이란 게 뭔지도 알겠지만, 실제 트러플을 먹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물론 트러플 맛 음식에도 어느 정도는 들어갔겠지? 9월 8일까지라고 해서 원래 9월 3일로 예약했었는데, 중간에 전화 주셔서 트러플 재료가 생각보다 일찍 떨어질 것 같으니 필요하면 변경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급히 일정을 조절해서 어제 가게 됐다.
기본 세팅. 홀이 방으로 구별되어 있고 방 안의 식탁 간격이 넓어서 조용하고 개인적인 느낌.
신라호텔 23층이라 밖으로 서울 시내가 내려다보인다.
메뉴는 이미 정해져 있었고, 글라스 와인 하나 추가. 이탈리아, 보르도, 아르헨티나 와인을 맛보았으니 이번엔 부르고뉴 차례인 듯해서 유일한 부르고뉴 와인으로 결정. Louis Max의 Mercurey Clos La Marche Domaine이라는 와인으로 피노 누아 100%라고 한다. 산미가 조금 있고 가벼워서 아주 무난하다는 느낌이랄까. 주문하니 바로 따 주셔서 '열리는 시간'이 필요 없는 걸까 싶긴 했다.
잔과 그림자가 너무 예뻐서 한 컷.
아뮈즈 부슈인 푸아그라 빼빼로와 자몽 젤리, 흑돼지 베이컨.
푸아그라 빼빼로는 느끼할까 봐 과일 파우더를 뿌렸다고 하셨으나 역시나 조금 느끼했다. 자몽 젤리는 입에 넣으니 젤리가 톡 터지면서 안에서 주스가 흘러나온다.
첫 번째 빵. 약간 단단한 미니 바게트 느낌이다. 버터는 짭짤한 유염 버터. 버터가 녹지 않고 끝까지 형태를 유지하는 데 감탄했다. 아래 접시를 차게 해서 온도를 유지하는 듯.
이것도 아뮈즈 부슈인지 메뉴판에는 없었다. 트러플 파우더를 입힌 게살(아마도) 완자와 게살 크림.
이제부터 본격적인 메뉴 시작. 타피오카 펄, 비시수아즈 무스와 크루통을 곁들인 블랙 트러플.
비시수아즈(vichyssoise)는 야채 수프의 일종인데, 보통 차게 먹는다고 한다. 이 요리에서는 아예 아이스크림처럼 만들어서 타피오카 펄과 크루통 위에 올렸다. 하지만 소감은 따뜻한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블랙 트러플 찹 샐러드와 셰리 비네그레트의 부드럽게 익힌 전복.
트러플 맛은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구나, 싶었다. 트러플 맛 자체가 평소에 먹던 것과 많이 다르진 않았지만, 확실히 부피에 비해 맛이 진하긴 하다는 느낌.
블랙 트러플과 두부를 곁들인 야생 버섯 콩소메.
개인적으로 콩소메라는 음식 자체가 취향에 안 맞는 듯도...
테이블 세팅이 예뻐서 한 번 찍어 보았다.
세 번째 빵 그리시니. 뚜또베네 것과는 달리 빵에 가까운 느낌. 올리브 오일은 양파 맛이 많이 났는데, 빵과 잘 어울렸다. 두 번째 빵은 부드러운 호밀 빵이었는데 미처 사진을 못 찍었다...
골든 베리, 마이크로 토마토와 블랙 트러플 에멀전의 금태 파피요트.
골든 베리는 처음 먹어 보는데 우리말로 '금땅꽈리'라고! 마이크로 토마토와 둘이 너무 귀여웠다 엉엉. 버섯도 초미니 버섯... 파피요트(papillote)는 종이에 싸서 굽는 요리법을 말한다고. 종이 때문에 수분이 날아가지 않아서 찌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맛도 찜과 비슷하다.
블랙 트러플 셰이브를 올린 가리비 구이와 치즈 리조또.
이 대목에서는 상자에서 트러플 덩어리를 꺼내셔서, 강판같이 생긴 칼로 슥슥 갈아서 올려 주셨다. 갓 갈아서 그런지 흙 맛이 강했다.
대망의 메인, 블랙 트러플과 마데이라 소스의 드라이 에이지드 한우 등심 숯불구이.
마데이라 소스는 포르투갈 마데이라 와인으로 만드는 소스인 듯하다. 고기에서 어마어마한 숯불 향과 맛이 나서, 별 기대 없이 한 입 먹었다가 깜짝 놀랐다. 으... 또 먹고 싶어.
콘티넨탈 치즈 셀러 셀렉션.
쫀득한 치즈에 트러플 파우더를 입혀서, 트러플 모양으로 만들었다. 아직 치즈는 맛만 보고는 구별을 못하겠어...
모던 애플 망고.
1층에서 파는 망고 빙수와 같은 거라고... 화이트 초콜릿으로 만든 알 모양 껍데기를 열면 금가루 뿌린 빙수가 나온다!
마지막으로 커피와 쁘띠 푸르.
까늘레와 초콜릿과 마카롱 두 개. 큰 마카롱은 모양은 마카롱인데 머랭 맛이었다. 아몬드 가루를 안 넣은 듯...? 커피와 함께 나온 우유가 은 주전자에 담겨 따끈따끈하게 나와서 감동.
총평은 전반적으로 음식과 가격만 생각하면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버터라든지 우유 같은 사소한 디테일까지 챙기는 서비스까지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 다음에 다른 코스 먹으러 한 번 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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