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09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테이블34 서울고메 솔로디너
서울고메의 두 번째 솔로디너는 비르힐리오 마르티네스 벨리스(Virgilio Martínez Véliz) 셰프의 갈라 디너로, 장소는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34층의 테이블34였다.
비르힐리오 마르티네스 벨리스 셰프는 페루의 신세대 셰프라고. 위키피디어 엔트리가 있다는 사실에 혹해서 예약했다. 페루 식재료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요리로 유명한 모양이고, 실제로 이날 재료도 거의 페루에서 공수했다는 듯했다.
예약 시간은 7시였는데 카나페 두 개가 나온 후 7시 30분쯤 셰프 소개를 하고, 음식은 7시 45분쯤부터 나왔다. 전날의 솔로디너는 단도직입적이어서 좋았는데, 행사가 길어지니 좀 지루했다...
테이블 세팅. 혼자라고 특별히 따로 떨어진 자리를 배정해 주셨다. 덕분에 오붓하게 잘 먹었다.
일종의 룸처럼 앞뒤로 칸막이가 있는 공간이었다.
반짝반짝하는 종이에 인쇄한 오늘의 메뉴.
입구 쪽에 가까운 자리였는데, 맞은편 벽면으로는 와인 셀러가 있었다.
우선 로랑 페리에(Laurant-Perrier) 샴페인부터 한 잔.
기다리는 동안 나온 카나페. 재료는 뭔지 잘 모르겠다.
에스뜨레야 담의 이네딧(Inedit) 맥주도 한 잔씩. 다이닝 비어를 표방하는 맥주라고 한다. 확실히 산뜻하고 부드럽기로는 최고였다.
기다리며 또 일일...
드디어 셰프 소개 시작!
식전 빵. 이때는 조금 식어 있어서 막 놀랍지는 않았는데, 나중에 리필했을 때는 좋았다.
첫 요리, 옥수수의 여러 면모(Diversity of the Corn).
왼쪽의 그릇에 든 것이 '타이거 밀크'라는데 페루 특유의 세비체라고 한다. 페루 음식이기 때문에 원래는 레체 디 티그레(Leche di Tigre)라고 하고, 세비체를 시트러스 계열 즙으로 마리네이드한 음식이다. 페루에서는 숙취 해소 음료이자 최음제-_-라고. (직역하면 최음제겠으나 아마 우리나라의 장어 정도 느낌이 아닐까?) 실제로, 세비체를 그냥 음료로 만든 것 같은 맛이다.
오른쪽은 페루 고산 지대에서 재배한 두 가지 색깔의 옥수수를 섞어서 만든 요리.
드디어 대망의 첫 요리, 해저 풍경(Marine Soil).
말 그대로 해저의 풍경을 표현했다고 한다. 오키나와에서 먹었던 우미부도가 있어서 반가웠다! 페루에서도 나나 해서 찾아보니 위키피디어에서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오키나와에서 난다고.
화려해서 먹기는 불편했지만 맛은 좋았다. 쫄깃하게 익힌 조개에 망고 크림을 곁들였다.
함께 나온 와인은 (사진을 못 찍었지만) 모젤 리슬링 카비넷(Mosel Riesling Kabinett) 2013. 복숭아 향이 살짝 나는 게 내 취향!
다음 와인인 배비치 말보로 소비뇽 블랑(Babich Malborough Sauvignon Blanc) 2015. 알고 보니 맛본 적이 있는 와인인데 라벨이 바뀌어서 몰라봤다. 2015년 빈티지라 그런지 풋내가 너무 강하다는 느낌. 시간이 좀 지나니 풋내가 날아가긴 했다.
다음 요리인 안데스 산맥의 계곡(Valley between Andes). 아마란스 시드, 아보카도, 해초, 토마토 트리.
요리 하나하나의 콘셉트가 확실하다. 주황색 씨앗이 아마란스 시드인데, 퀴노아를 줄여 놓은 것 같은 식감이었다. 새로우면서도 실패할 수는 없는 조합인 듯.
다음 요리와 곁들일 와인, 반피 키안티 클라시코(Banfi Chianti Classico) 2014.
요리는 수확과 채집(Harvest and Gathering). 양상추와 관자, 고구마 잎.
그물에 걸려 올라온 해산물과 해초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소스에서 왠지 중식의 맛이 나서 익숙했다.
메인 와인, 알마비바(Almaviva) 2012. 까베르네 소비뇽과 까르메네르(Carménère) 품종이 주를 이루는 칠레 와인. 까르메네르는 칠레의 대표 품종이라는데 왜 표기를 까르메네레라고 하지 않는 거야!! 했는데, 알고 보니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서 재배하던 품종이라고 한다.
대망의 메인, 안데스 산맥의 저지대(Low Andes Mountains). 한우와 퀴노아, 앤초비 포르치니 소스.
고원에서 풀을 뜯는 다섯 마리의 소를 표현했다고 한다. 너무 귀엽다!! 하얀 것은 셰프 님이 직접 무슨 동물의 젖이라고 설명해 주셨는데 제대로 못 알아들었다... 퀴노아는 백년초와 시금치로 물들인 것이라고..
예쁘기도 하지만 야들야들한 고기와 소스가 일품이었다.
마지막으로 디저트 와인인 펜폴즈 그랜드파더 포트(Penfolds Grandfather Port). 포트 와인은 아직 비슷비슷하게만 느껴진다.
와인 도열 샷. 이날은 왠지 많이 못 마셨네...
디저트인 푸른 고원(Green Highlands). 용과와 차코.
고원의 생태계를 표현했다고 한다. 역시 아름답다... 차코는 구글링해 봐도 뭔지 알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커피와...
쁘띠 푸르.
가격이 솔로디너 중에서도 최고라 어마어마하긴 했지만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페루에 꼭 가 보고 싶어졌을 정도.
테이블34는 처음 가 보았는데 자리도 신경 써서 배치해 주시고 자주 와서 음식 설명도 해 주시고, 여러 가지로 많이 챙겨 주신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에 그냥 식사하러도 한번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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